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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 브리핑

문성호 선임대변인|끝내 반도체를 반토막 내려 하는가|2025년 2월 19일

작성자 개혁신당

조회수 563

작성일2025-02-19 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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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에서 끝내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좌초됐다. 이미 선두를 빼앗긴 상황에서 이제라도 재기 해보려는 업계의 간절함에 그야말로 찬물을 뿌린 셈이다.


이번 특별법이 무산된 이유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라 불리는 52시간 예외조항 때문이다. 연봉이 억 단위인 고소득 연구직에 한정해 노동시간 예외를 두자는 조항에 대해 민주당이 반대 했다. 한때 이재명 대표가 직접 긍정적 검토를 시사해 기대감을 주기도 했으나, 결국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은 쉽게 말해 ‘더 하고 싶으면, 더 해도 돼’ 라는 이야기다. 연구 더 하고 싶고, 급여 더 받고 싶으면, 더 일해도 된다는 자율성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다. 교실 전등을 소등, 추가로 자율학습 하겠다는 학생마저 강제로 집에 보낸다면 비효율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특히, 경쟁국인 미국과 대만 등지에서 이미 시행되는 제도임을 감안하면, 규제가 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 사례라 할 것이다.


물론 자율성을 가장한 강제 노동의 위험성은 존재한다. 사장이 먼저 짜장면 시키면, 눈치 봐서 메뉴 정하는 것이 대다수 근로자의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억대 연봉의 전문가들은 다르다. 상대적으로 압박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오히려 이직의 위험성으로 인해 사측이 함부로 대할 수도 없다. 따라서 고소득 반도체 연구직으로 축소 한정하여 근로시간 예외를 적용한다면, 노동 착취의 위험성은 결코 높지 않다. 그들에 대한 노동 착취 우려는 그야말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다.


이번 반도체 특별법 처리 무산은, 특수성과 개별성을 고려하지 않는 천편일률적인 규제가 우리 미래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선도적 규제 타파가 어렵다면, 적어도 경쟁국을 기준 삼아 그에 맞춘 규제 개선이라도 해야 한다. 반도체를 반토막 낼 것이 아니라면, 불요불급한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한다.


2025. 2. 19.

개혁신당 선임대변인 문 성 호